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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제58대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 김보미 씨의 커밍아웃을 지지합니다

 

개인의 성적 지향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기에, 우리는 흔히 그것을 숨긴 채 살아갑니다. 만일 누군가가 성소수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온전히 드러낸다면, 부당하리만큼 많은 어려움을 감내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저마다의 학교와 일터, 그리고 삶의 많은 순간에서 자신을 얼마만큼 드러낼 것인지 자주 고민하곤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지낼 수 있는 공간과, 그럴 수 없는 공간을 분리하는 일은 많은 성소수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것일지 모릅니다. 이렇듯 많은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 그런 선택을 강요하는 유무형의 압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상 앞에 자신의 존재를 당당하게 드러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제58대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 김보미 씨가 그렇습니다. 그녀는 지난 5일, 총학생회장 선거를 위한 정책간담회 자리에서,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동성애자이지만, 또한 하나의 인간으로서,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 김보미 씨가 해야만 했을 모든 고민들을 우리는 생각합니다. 자신의 안위에서부터 진로, 가족,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듯 깊은 고민의 끝에 내려진 이번 결정을, 우리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는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김보미 씨의 커밍아웃은 또한, 그녀 개인의 일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학생단위의 대표자로 출마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성소수자는 어디에나 존재한다”라는 말은 이미 상투적인 것이 되었지만, 오늘날까지도 한국 대학의 성소수자는 외면적으로 공동체의 바깥이나 주변부에만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오늘,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후보 김보미 씨의 커밍아웃과 함께 학생사회는 커다란 전기를 맞이합니다. 

 

후보자의 성정체성과 총학생회 선거가 무슨 상관이냐고 혹자는 묻습니다. 이에 김보미 씨는 선언문에서, 자신의 커밍아웃으로 인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다만 “우리가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불문하고 힘을 모아 일해 나가는 동료라는 점"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김보미 씨의 커밍아웃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통해 그녀의 목소리에는 더 큰 힘이 실립니다.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 그리고 여타의 정체성과 상관없이,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 모두의 삶이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인정되는 사회"를 희구한다는 김보미 씨의 선언에 깊이 공감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학생사회와 함께했던 많은 성소수자들과, 앞으로 함께할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기억을 더해준, 서울대학교 제58대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 김보미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김보미 씨의 커밍아웃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지지와 연대를 보냅니다.

 

 

2015년 11월 7일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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